말 한마디를 아꼈더니
몇 해 전 우연한 기회로 ‘말의 달인’이라
불리던 유명 인사를 뵙게 됐습니다.
저 역시 말로는
빠지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그분에게 제대로 된 말솜씨를 배워 볼
욕심에 밀려드는
일거리를 신나게 해치웠지요.
하지만 막상 그분은 얼마나 말을
아끼던지 하루에 몇 마디 듣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던지신
그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어찌나 가슴에 구구절절 와 닿던지,
지금도
고스란히 제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말의 달인’의 비법 몇 가지를 소개해 볼게요.
직접 대놓고 하기 곤란한 말은 에둘러 말하며 끝을
적당히 얼버무려 듣는
이가 알아서 판단하게 하는 겁니다.
또한 꾸중을 하고 싶을 때는
들릴 듯 말 듯 작게 응얼거리는데,
그 말은 가슴에 깊이 와 닿아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해 줍니다.
단, 칭찬만은 아주 큰 소리로
끝을 정확하게 맺어 줍니다.
달인의 비법은 바로 말을 아끼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도 누구를 원망하는 법 없이 모든 걸
‘당신 탓’으로 돌리는
그분의 모습을 보며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며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 왔지만
제 인생에 이런 고마운 분을
만나게 된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입니다.
이제는 내가 말을 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잘 들어 주고, 반응도 심심찮게 보여 주며,
반박을 하고 싶을 땐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참았더니
그 누구와의 대화도 즐겁기만 합니다.
말 한마디를 아꼈더니
어디서나 호감을 사게 됐고,
좋은 일이 자꾸 생겨 즐거운 비명이 멈추지 않는답니다.
< 좋은 생각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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