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 방

[스크랩] 많이 울고 싶습니다

윤정의 일상 2008. 8. 14. 07:26

어릴 때부터 많이 울었습니다.
무엇이 허전해서인지
어디가 텅비어서인지
많이도 울었습니다.





가능한 사람이 없을 때 울었습니다.
그 잘난 여자라고...





담 모퉁이에서 울었고,
뒷간에 앉아 울었습니다.





사춘기 때는 인생을 논하며 울었고,
 젊음의 열정을
전부 소진하지 못해 울었습니다.





나이 들면서는 더 많이 주고,
더 많이 사랑하고파 울었고,
지금은 날 잡아 우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길 가의 장미를 보고 울고,
발에 체이는 빈 깡통을 보고도 울고,
내 손에서 떠나는 몽당연필을 보고도
울게 됩니다.





드디어 넋 놓고 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예 한적한 외진 곳을 택해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쳐 울려고 합니다.





우는 것이 아예 직업이고 싶도록...





그 이유는 존재!
그 하나만으로도
감격이라서요!

출처 : 아들만 있는 부모
글쓴이 : 여우 원글보기
메모 : 많이 울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