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 방

놓치고싶지 않는사람

윤정의 일상 2008. 8. 19. 21:29

  
 


      저녁 짓는 연기는 어디로 갔을까



       




      해질녘
      초가지붕 위로 모락모락 피어 오르던
      저녁 짓는 연기는 어디로 갔을까



      하루의 고된 일손을 멈추게 하고
      나그네의 걸음을 재촉하면서
      흩어진 식구들을 불러 모으는
      봉홧불 같았던 연기가 사라진 자리에


      저녁 짓는 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배고픈 소먹이 아이는 오지 않아도


      그을린 정지문을 열면
      빛바랜 추억들이
      아궁이 속에서 활활 타면서


      가마솥을 데우고 구들장을 지나
      굴뚝을 타고 높이 솟아 오르며
      그때 그 사람들을
      목놓아 부르고 있었다



      그곳
      기억의 울타리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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